범죄자는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성격이나 좋은 두뇌가 무엇으로 결정되는지에 대해 오래전부터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앞서 소개했던 '태어날 때부터 범죄자'라는 생각은, 우리의 성격이나 좋은 두뇌가 태어날 때부터 결정된다는 이론 중 하나의 극단적인 사례다. 이와 같은 이론을 '생득설'이라고 한다.
이와 반대로, 인간은 태어날 때는 동등하며, 성격이나 좋은 두뇌를 결정하는 것은, '어떠한 환경에서 자라나는가?' 하는 이론이 있다. 이를 '경험설'또는 '환경설'이라고 한다. 환경설로 유명한 사람이 20세기 초의 미국인 심리학자 왓슨이다. 왓슨은 원래 흰쥐를 무서워하지 않던 갓난아이에게, 흰쥐를 볼 때마다 커다란 굉음을 들리게 하였다.
이 단순한 실험을 통해, 그 갓난아이에게 흰쥐를 볼 때마다 두려워하며 도망치도록 하였다. 사실상 이 실험은 소위 '파블로프의 조건반사'와 동일한 방식이다. 그리하여, 왓슨은 인간의 성질은 경험으로 형성된다는 것을 실증하였다. 즉, 인간을 결정하는 것은 태어날 때의 자질보다는 어떠한 환경에서 자라고, 어떤 경험을 했는가의 문제라는 것을 강조했던 것이다.
왓슨은 범죄자의 아이라 하더라도 자라난 과정에 따라서는 보통의 아이로 자랄 수 있으며, 도덕적인 가정의 아이라 하더라도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주장하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나에게 건강하고 잘 자란 12명의 아이와 그 아이들을 양육하는데 나 자신이 자유로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달라. 그리하면, 그 아이 중 한 아이를 무작위적으로 선택, 훈련하여 내가 선택한 전문가-의사, 법률가, 예술가, 실업가와 함께 거지, 도둑까지도 길러 보이게다. 아이의 조상이 가진 재능, 취미, 경향, 적성, 능력이 어떻든 간에."
왓슨 본인도 이것이 극단적인 발언이라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만큼 환경이나 경험이야말로 인간을 결정하는 중요한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싶었던 것이다.
환경 때문에 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
범죄자라고 하면 집안이 가난한 데다, 충분한 예의범절이나 교육을 받지 못해 그 결과 좋은 쪽으로 자라지 못하고, 마음이 병들어 나쁜 길로 빠졌다... 는 식의 '불운한 환경의 범죄자'라는 이야깃거리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면 정말로 왓슨이 말한 대로 환경만으로 사람이 결정되어 버리는 걸까?
똑같이 가난하고 불운한 환경이었다고 하더라도, 범죄와는 무관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이 세상에 허다한 것이 사실이다. 다만, 그러한 보통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은 보도되지도 않고, 기록에 남는 것도 아니니 우리의 귀에 들어올 리가 없다. 그러한 이유로 환경이 불운하여 범죄로 치닫는 사람의 존재만이 기록으로 남게 될 뿐이다.
더군다나, 지금에 와서는 가난하고 불운한 환경에 처한 사람이 어쩔 수 없이 저지른 범죄의 유형은 감소하는 추세다. 오히려, 지극히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나, 지극히 평범한 수준의 생활을 꾸려가고 있는 사람의 범죄가 일반화되고 있다. 자라난 환경만으로 인간이 결정된다고 단순하게 결론짓는 것은 역시 조금은 무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덧붙여, 앞서 소개한 바 있는 왓슨에게는 2명의 아이가 있었는데, 한 아이는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또 다른 한 명은 범죄자가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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