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의 판단 기준은 경험으로부터 형성된다(2)
경리를 담당하는 회사원이 십수 년 동안 총 수억 원의 돈을 횡령했다는 사실이 발각되어 체포되는 뉴스가 종종 있다. 이러한 사건도 처음에는 소액으로 시작했던 것이 별 탈 없이 진행되어 강화되기 때문에, 반복되는 동안 어느샌가 수억 원의 돈이 되어버린 것이다. 물론,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행동도 마찬가지로 강화이론을 통한 설명이 가능하다.
아이가 우연히 길에서 100원을 주워서 근처 파출소에 넘기면, 경찰이 그 아이에게 "고맙다, 정말 착한 아이구나"라며 칭찬했다고 하자. 이 경우, 아이의 행동은 강화되어 또 돈을 줍게 되면 파출소에 넘기게 될 것이다. 거꾸로, 똑같은 행동에 대해 경찰이 "바쁘니까, 이런 건 일부러 갖고 오지 않아도 돼"라고 말한다면, 아이는 돈을 줍게 되더라도 더는 파출소에 넘기진 않을 것이다.
어떤 행동의 결과로 칭찬받거나 자신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그 행동은 강화되고 반복될 것이다. 자원활동처럼 직접적인 보상이 주어지지 않은 경우라도, 자원 활동을 하는 것으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좋은 일을 했다'라고 자기 자신이 만족할 수 있다면, 그것이 보상되고 자원활동이 강화된다.
호스티스 경험이 있는 일본의 한 여성만화가의 육아 만화에서, '어느 나이트클럽의 유능한 매니저 소속 호스티스에게로의 훈화'라는 에피소드가 소개되었다. 대략 다음과 같은 이야기다.
"손님으로부터 100엔을 받으면, 바보 취급하지 말고 크게 기뻐해요. 그러면, 그 손님은 '100엔으로도 이렇게 기뻐해 주니, 더 큰 금액을 주면 어떤 좋은 일이 벌어질까' 생각하여 더 많은 돈을 주게 될 거예요."
이를 강화이론으로 해석하면, '손님'의 '호스티스에게 돈을 준다'는 행동이, '호스티스가 크게 기뻐한다'는 결과에 따라 강화된다고 말할 수 있다.
범죄를 방지하는 방법이란?
이야기를 되돌리겠다. 그럼, 만약 범죄를 방지하고자 한다면, 강화이론으로는 어떻게 생각할 수가 있을까? 가장 단순하지만, '벌을 무겁게 한다'는 것이다. 가령, 아이가 물건을 훔쳤는데 발각되었을 때, 가게 주인이 화를 내기만 할 뿐이라면 이는 아이에게 벌이 된다. 아이는 이때만 반성하는 기미를 보이곤, 또 도둑질을 반복하게 된다.
만약, 물건을 훔친 아이를 경찰에 넘기고 학교에도 연락하면, 아이에게 명백한 벌이 되므로 원리적으론 도둑질이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원리대로 만사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요즘의 아이 중에는, '경찰에 붙잡히는 건 별거 아니다.', '퇴학당해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일반적인 가치관이 통용되지 않는 때도 있다.
그러면 아무리 도둑질에 엄벌을 가하더라도 벌이 벌로서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채, 조금도 도둑질이 줄어들지 않게 된다. 때에 따라서는, 아이들에게 있어서 벌이 무거운 만큼, 발각되지 않고 훔칠 수 있는지 어떤지의 긴장감을 높이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도둑질이라는 범죄행위를 더욱더 부채질하고 마는 얄궂은 결과를 낳게 될지도 모른다.
도둑질을 줄이고자 한다면, 도둑질에 대해 벌을 엄중히 하기보다는 도둑질 이외의 행동이 강화될 수 있도록 상점 간의 장치 혹은 협조를 이루어 나가는 편이 효과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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