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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느낌의 정체는 어떤 것인가?

by 심리학 관리자 2025. 3. 17.

느낌의 정체는 어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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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링이라는 알 수 없는 존재

 

  무언가 물건을 사려고 할 때 '필링'에 따라 결정한 적이 있을 것이다.  새로운 스마트폰을 사기로 하고 상점에 가서, 다양한 상품을 비교한다. 그리고 가격이나 성능, 디자인도 거의 비슷할 정도로 마음에 든 스마트폰이  3종류로 좁혀졌을 때, 우리는 대체로'좋은 느낌'이 드는 것을 최종적으로 선택한다. 이러한 '필링'도 감정의 일종이다.

 

  우리는 이 '필링'을 사용하여 판단을 내리거나, 별생각 없이, 혹은 평소에 자주 행동한다. 하지만 이 '필링'이 사실은 좀처럼 알 수 없는 것이다.  감정이 이치로는 결정하기 힘든 상황에서의 판단에,  은밀하게 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가령, 거리를 걷다가 종종 눈에 띄는 신발 가게에 들렀다고 가정해 보자. 처음 들어온 그 가게의 장식은 매우 세련되어 있다. 점원은 강요하는 기운 없이 상냥하게 대해준다. 가게 안에 들리는 음악도 편안하고 기분 좋아서 센스 있다는 느낌을 준다. 처음에는 신발을 살 생각이 없었지만, 진열된 구두가 어느 것이나 '좋은 느낌'이어서, 하나 사버리고 만다. 집으로 돌아와 다시 포장을 뜯고 보니, 스스로 맘에 들어 샀는데도, '왠지 생각보다 멋지지 않네' 이런 경험은 누구나 한 번은 해보지 않았을까?

 

  자, 이런 때, 정말로 구두 그 자체가 자신에게 '좋은 느낌'을 주었을까? 이경우, '좋은 느낌'이 든 원인은, 가게 내부공간이었을 수도 있고, 상냥한 점원이었을  수도 있고, 가게에서 들리는 음악이었을 수도 있다. 혹은 이 모두가 섞여 '좋은 느낌'이었을 수도 있다. 어느 것이든, 구두 이외의 것으로 마음에 떠오른 '좋은 느낌'을, 구두가 좋은   느낌을 줘서라고 착각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행복한 기억이 남는 구조

  감정의 경험이라는 것은, 기쁨이나 행복 같은 쾌의 감정보다 공포나 슬픔 등의 불쾌한 감정 쪽이 대체로 강하다. 완전히 다른 감정일지도 모르지만, 실연의 감정은 '강도'가 크지는 않은가? 이런 식으로, "인생을 되돌아볼 때, 가장 강렬하게 마음속에 남아있는 기억은?"이라고 물으면, 어느 쪽이냐 하면 괴로운 기억의 에피소드가 기억되기 쉬운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라는 존재는 불가사의하게 잘 만들어져서, 슬픔이나 공포 같은 불쾌한 감정 자체는 시간과 함께 약해진다. 이와 달리 기쁨이나 행복감 같은 쾌의 감정은 시간이 지나도 다시 약해지지 않는다. 요컨대, 같은 정도의 강함을 가진 슬픈 경험과 기쁜 경험이 있다고 한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슬픈 경험의 '슬픔'보다 기쁜 경험의 '기쁨'이 감정으로서 강하게 된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볼 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즐거운 기억의 에피소드가 마음속에 많이 남게 되는 것이다. 어느 연구에서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어린 시절의 에피소드를 기억하게 하여, 이를 감정별로 분류했다. 결과를 보면, '즐거운 기억 : 괴로운 기억 :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는 기억'의 비율이 '5 : 3 : 2'로 나타났다고 한다.

 

  우리는 왠지 모르게 인생을 되돌아보았을 때,  여러 일이 있었지만, 어쨌든 좋은 인생이었다고 느껴지도록 만들어진 듯하다. 단지, 여기에도 예외는 있다. 처음부터 불안을 많이 느끼는 사람은 즐거운 기억의 에피소드보다 걱정으로 끙끙 앓던 일을 잘 기억해 내는 경향이 있으며,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자신의 과거 속 즐거웠던 에피소드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는 보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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