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심리학

기억

by 심리학 관리자 2025. 3. 22.

기억
Designed by Freepik

 

망각은 왜 일어나는가

 

  유아기 건망, 즉 갓난아기 시절의 기억을 생각해 낼 수 없는 이유로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 기억으로 남기는 방법을 아직 알지 못한 것 등이 있다. 그러면, 성인인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망각은 어떤 구조를 이루고 있을까? 현재의 심리학으로는 망각의 원인을 무어라 꼭 집어 말할 수 없는 상태다.  망각을 설명하는 방법은 연구방법의 차이에 따라 4종류로 나뉜다.

 

 

자연붕괴설

 

  첫 번째는 '자연붕괴설'이다. 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기억이 희미해져 자연스럽게 붕괴되어 간다는 간단한 설이다. 에빙하우스라는 학자가 19세기 말엽에 제창한 것이다. 그는 기억과 망각을 실험으로 조사하기 위해, 의미 없는 단어를 손수 고안해 냈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단어 등을 기억 실험에 사용하게 되면, 기억하기 쉬운 단어와 그렇지 않은 단어가 생겨 정확한 기억 측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무의미한 음절로 이루어진 단어리스트를 사용하여, 자신이 실험대가 되어 기억과 망각에 대한 실험을 시행했다.

 

  그 결과는 망각곡선으로 설명된다. 이 망각곡선은 단어 리스트를 완전히 기억하고 난 뒤, 몇 분 사이에 갑작스러운 망각이 일어나, 그 후에는 조금씩 잊혀 가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가 오늘 아침 무엇을 먹었는지는 금방 기억해 낼 수 있더라도, 1개월 전의 그날 아침 무엇을 먹었는지는 좀처럼 기억하기 힘든 것은, 이 붕괴설(혹은 감쇠설)의 설명과 잘 들어맞는다.

 

  다만, 자연붕괴설만으로 우리 망각현상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예를 들면, 거리에서 우연히 초등학교 시절의 옛 친구를 만났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그때까지는 생각나지도 않던 예전의 일이, 제법 상세한 것까지 기억날 때가 있다. 이러한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잊어버린다'는 자연붕괴설로는 설명되질 않는다.

 

 

간섭설

 

  겨울에는 늘 윗도리의 안쪽 주머니에 정기권을 넣어 다니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따뜻한 계절이 찾아오면 윗도리가 필요 없으므로, 이번에는 정기권을 바지 뒷주머니에 넣어 다니기로 했다. 그러자 역 개찰구를 통과할 때, 그때까지의 습관대로 무심코 가슴 쪽으로 손을 가져가는 상황이 발생한다.

 

  혹은, 전직하고 새로운 회사에서 근무하게 되면, 그 회사의 전화번호를 기억할 때 즈음에는 이전 회사의 전화번호는 잊게 되는 때도 있다. 이처럼, 기억했던 것이, 다른 기억으로 방해를 받아 망각이 일어난다는 것이 간섭설이다.

 

  간섭설에는 2종류가 있다. 새로이 기억한 것이 이전 기억으로 간섭받아 망각이 일어나는 것을 '순향간섭'이라고 한다. 앞의 정기권 이야기가 이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전에 기억했던 것이, 나중에 새로이 기억한 것으로 간섭받아 망각이 일어나는 것이 '역향간섭'이다. 전직한 뒤에 이전 회사의 전화번호를 잊어버리는 것이 역향간섭의 한 예다.

 

  이와 같은 간섭은, 기억했던 것이 서로 닮을수록 일어나기 쉽다고 한다. 예를 들어 '희영'이라는 이름의 여성과 교제던 남성이 희영 씨와 결별한 후, 이번엔 '희정'이라는 이름의 여성과 교제하게 되었다. 희정 씨를 대하면서 그녀의 이름을 희영 씨라 잘못 부를 때가 종종 있어서, 상당히 어색할 수 있다. 이름을 잘못 불렀던 것은 그의 '희정'씨에 대한 애정이 적어서가 아니라, 이름이 비슷해서 이며, 이에 더해 순향간섭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억을 고쳐 쓰는 방법  (0) 2025.03.24
망각은 왜 일어나는가  (0) 2025.03.23
사람은 왜 잊어버리는 걸까  (0) 2025.03.21
기억이란 무엇인가  (0) 2025.03.20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기억  (0) 2025.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