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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기억을 고쳐 쓰는 방법

by 심리학 관리자 2025. 3. 24.

기억을 고쳐 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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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유아기의 기억에 대해 정말로 자신이 경험했던 일을 그대로 기억하고 있다고 스스로 믿고 있다 하더라도, 실제로 그 기억은 후에 가족 등이 전한 것으로, 그들이 유아의 머릿속에 심어 넣은 것이 대부분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자신에게 일어난 사실'이 반드시 우리의 자전적 기억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같은 방법으로, 있지도 않은 거짓 기억을 심어 넣은 것조차, 때에 따라서는 생길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기억이라는 것이 '일어난 사실'을 객관적으로, 있는 그대로 복사해서 계속 보존하는 것도 아니다. 이와 관련하여, 로프타스라는 심리학자의 매우 유명한 실험이 있다.

 

 

어법 효과

 

  우선, 실험 참가자를 모집하여, 교통사고의 영상을 보여준다. 그 후, 참가자를 반으로 나눠 각기 다른 질문을 한다. 질문은 다음과 같다.

 

질문 A  '자동차가 충돌했을 당시, 어느 정도의 속도를 내고 있었습니까?'

질문 B '자동차가 부딪혔을 당시, 어느 정도의 속도를 내고 있었습니까?'

 

  참가자들은 똑같은 영상을 봤다는 사실과 무관하게, A의 질문을 받은 참가자 쪽이 더 빠른 속도라 답했다. 또한, 이 실험으로부터의 1주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 때, 실험 참가자에게 또 다른 다음의 질문을 하였다. 이번에는 어느 참가자나 똑같은 질문을 받았다.

 

질문 차창이 깨진 것을 보았습니까?

 

  실제 영상에서는 차창이 깨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A의 질문을 받았던 참가자 쪽에서  많은 수의 사람이 '차창이 깨진 것을 보았다'라고 답했다. 질문 A와 질문 B에서는, A의 질문을 받았던 참가자 쪽이 B의 질문을 받았던 참가자보다, 빠른 속도라 답했다. 이는 질문의 말투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어법효과'라고 한다.

 

  '충돌'과 '부딪히다'라는 단어 중, '충돌'이라는 단어 쪽이 강렬한 인상을 준다. 따라서'충돌'이라는 단어를 들은 참가자는 질문 B의 경우보다 자동차의 속도가 더 빨리 달리고 있었다는 사실과는 다른 답을 끄집어냈던 것이다.

 

  또한, 주목할 것은 일주일이 지난 후에 주어진 '차창이 깨진 것을 보았는가'라는 질문이다. 앞서 질문 A를 받았던 참가자는 '충돌'이라는 단어로 어법 효과가 일어나, 영상의 인상이 '중대한 사고'인 것처럼 유도되었다. '차창이 깨진 것을 보았다'라고 답한 사람의 비율이, 질문 A를 받았던 사람에서 많았던 것은 그 때문이다.

 

  사고가 심했다는 인상으로부터 '차창이 깨졌다'라고 하는 있지도 않은 기억이 만들어진 것이다.

 

기억은 일그러진다?

 

  동일한 영상을 보면 약간의 개인차가 있다고 해도, 영상 속의 사실에 대한 동일한 기억이 형성될 것이다. 그런데, 그 후에 약간의 유도로 기억이 쉽게 원래의 사실과는 다르게 변화해 버린다는 것을 위 실험이 보여주고 있다. 로프터스의 연구는 '목격증언의 신빙성에 관한 연구'로 잘 알려져 있다.

 

 사건의 수사에서, 목격자의 증언이 중요한 때도 있다. 사건의 진실을 목격한 것이 확실하다 해도,  사건에 대한 기억이 원래와 다르다면, 그것은 큰 문제가 된다. 로프터스의 연구는 우리의 기억이 경험한 현상 그대로의 복사가 아니라는 것을 뚜렷하게 보여 주었다. 요즘에는 어법 효과 외에도, 우리의 기억을 쉽게 일그러뜨리는 요인이 무수히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령, 어떤 사건을 경험한 뒤 시간이 흐르면, 그 경험의 세세한 부분에서 망각이 일어난다. 그런 뒤, 이후에 기억해 낼 때에는 망각한 부분을 무의식 중에 에피소드로서 앞뒤가 맞도록 적당하게 끼워 맞추는 경우가 있다.  또한, 사건을 목격했을 때에는, 나중에 매스컴 등의 보도를 접하고 자신이 목격하지 않은 정보를 알게 된다. 그렇게 되면 새로이 알게 된 정보가 어느새 자신이 목격했던 사실의 기억과 융합되어, 원래의 기억과는 다른 기억이 형성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자신의 기억이라는 것을 그다지 의심하지 않는다. '내 기억이 곧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가지 영향을 받아, 원래의 기억이 미묘하게 일그러지거나 변형되거나 하는 것이다. 또한, 그렇게 기억이 순식간에 변화하는 것을 우리 스스로 거의 느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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