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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망각은 왜 일어나는가

by 심리학 관리자 2025. 3. 23.

망각은 왜 일어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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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설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친구와의 약속을 어기려던 건 아닌데 그만 깜빡하고 잊어버리는 경우는 일상에서 자주 일어나는 듯하다. 이처럼 '자신에겐 왠지 싫은 것은 생각해 내고 싶지 않아 잊어버린다'는 것이 억압설이다. 

 

  조금 참을 수 있는 것이라면, 우리는 잊어버리거나 하진 않는다. 그런데, 그 사람을 굉장히 싫어한다거나, 약속을 생각하면 불쾌해서 참을 수 없다거나 하는 등,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자기 마음의 안정을 지키기 위해 저절로 망각이 일어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즉, 자신을 위협하는 듯한 일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곳(무의식)으로 쫓아내는 것이다. 이 '무의식으로 쫓아낸다'는 것이 억압이다. 이 설은 원래 정신분석으로 유명한 프로이트가 제창한 것이다.

 

  1995년에 일어난 일본의 한신-아와지 대지진으로 집이나 가족을 잃은 사람, 특히 당시 어린아이였던 사람 중에는 지진이 났다는 것은 기억하더라도, 그 순간 어떠했는지 등을 금방 기억할 수 없던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자신에게 너무 괴로웠던 체험의 순간을 항상 생각한다면, 누구라도 견뎌내기 힘들 것이다. 자아가 붕괴될지도 모른다. 어린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억압에 의한 망각은 마음에 일어난 긴급사태에서 자아를 지키려고 발동하는 메커니즘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검색 실패설

 

  분명 알고 있는데, 그 이름이 떠오르질 않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다. '이것 봐! 오늘 저녁 뉴스 프로그램 사회자가 말이야 이번에 그만둔다는 회견을 했었다네… 그리고 음... 누구였더라...', 이처럼 그 사람과 관련된 정보는 제대로 기억해 내지만, 정작 중요한 그 사람의 이름을 기억해내지 못하는 때도 있다. 

 

  이와 같은, '목구멍에 걸린 현상'을 설명해 주는 것이 '검색 실패설'이다. 기억해 내야만 하는 내용을, 장기기억에서 검색하여 작동기억으로 가져오는 데 실패하기 때문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 설에서는, 우리가 뭔가를 생각해 내는 것이 장기기억의 검색을 거쳐 그 정보를 끄집어낸 뒤, 작동기억으로 가져오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이 현상은 장기기억의 저장고에서 기억이 사라진 것이 아니다. 따라서 '알고 있다'는 확신은 있으나 검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여 "음... 어..."등의 머뭇거리는 말을 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지식이라면, 검색 실패는 그다지 일어나지 않는다. 보통 빈번히 사용하지 않는 지식은 정확히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장기기억의 깊숙한 곳에 묻혀 활성화되지 않고, 검색의 그물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검색 실패에 따른 망각을 방지하려고 한다면, 평소에 자신이 가진 각 방면의 지식을 자주 활성화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하나, 기억할 때 검색의 실마리를 많이 만들어 두면 검색이 수월해진다.

 

  가령, 친구에게 Z 씨라는 사람을 소개받아 이름을 기억할 필요가 있을 때, '친구 ○○에게 소개받은 Z 씨', '탤런트 XX와 닮은 Z 씨', '목소리가 아름다운 Z 씨, △△회사에서 영업을 하는 Z 씨'와 같이, Z 씨라는 이름을 기억해 낼 때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에피소드적인 정보를 일부러 함께 기억해 두도록 하는 것이다.

 

  기억하고 싶은 내용에 관련된 정보가 많을수록, 기억에서 끄집어낼 때의 실마리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망각에 관한 4가지 설을 소개하였다. 이들은 어느 것이 맞고 어느 것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각각의 설이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는 망각이라는 현상의 다양한 측면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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