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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아픔과 인간관계

by 심리학 관리자 2025. 3. 26.

아픔과 인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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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낀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것

 

  가령 평소와 같이 전철을 타고, 주변에 주의를 기울여 보자. 눈앞에는 창을 통해 환한 바깥의 풍경이 보인다. 옆에 서 있는 여성에게서 조금은 강한 향수 냄새가 풍겨 온다. 귀에는 칙칙 거리는 희미한 소리가 들려오는데, 가장자리 좌석에 앉아 있는 학생의 헤드폰에서 소리가 흘러나오는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전철에 탔을 때는 몰랐는데, 조금 후덥지근하게 느껴진다.

 

  이와 같이 우리는, 평소의 아무렇지도 않은 생활 속에서도, 늘 다양한 감각을 통해 자기 주변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등 이 5감을 통틀어 감각이라고 한다. 감각을 사용한다는 것은, 우리에겐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너무나 당연해서, 그 작용을 새삼스럽게 반복해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예를 들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지금 나는 시각을 사용해서 글을 읽고 있구나'라는 식으로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일반적이다. 감각 작용의 특징은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멋대로 주위의 정보를 파악하여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부분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이 장에서는 중요한 감각의 작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아픔'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뭔가 이가 시린 듯한 통증을 느끼고,  발끝을 문에 부딪치면, 발을 동동 구를 만큼 아픈 생각이 들고, 왠지 위가 쓰리다고 생각하면 스트레스성 위염이었다는 등... 우리는 매일의 생활에서 신체에 자주 '아픔'을 느끼곤 한다. 아픔이라는 감각은 오감으로 말하면 촉각의 하나지만, 보통은 '통각'이라고 부르고 있다.

 

  아프다는 것은 대체로 불쾌한 것이다. 우리 일상에서 아픔이 없다면 얼마나 편하겠냐고 생각할 때가 많이 있다. 신경통이나 두통을 완화하는 약이 계속 발매되는 것을 보더라도, '아픔'이라는 감각은 우리의 신체엔 필요 없는 것, 몰아내야 할 것으로 치부되는 모양이다.

 

  그렇다 해도 아픔이라는 녀석을 인간의 신체로부터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아픔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감각이기 때문이다. 만약 아픔이란 감각이 없다고 한다면, 우리에게 도대체 어떤 부작용이 일어날까?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병

 

  무통증이라는 선천성 질환이 있다.  이는, 뜨겁다, 차갑다, 아프다 등의 피부감각을 지니지 못한 사람들이다.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니, 무적이라는 느낌이 들면서 왠지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속내를 알면 그런 생각은 아예 사라질 것이다.

 

  이 질환을 앓는 사람은 항상 생명의 위험에 노출된 채 살아가고 있다. 가령, 자신의 신체에 상처가 생기더라도 아프다는 감각이 없어서 모르고 내버려 두었다가 그 상처가 곪아버리기도 한다. 오이와 같은 채소를 썰 때도 매우 위험하다. 분명하게 아픔을 느낄 수 있다면, 그 감각을 빌미로 어느 정도 썰 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면 실수로 살을 베어도 아무것도 모른 채 피가 나오는 것을 보고 나서야 너무 썰었다는 것을 알아차리기도 한다. 스토브에 닿아도 그 뜨거움을 알 수 없어서 화상을 입을 수 있지만, 그것조차 느끼지 못한다. 신체 내 내장의 통증도 못 느껴서 맹장에 걸려도 이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발견이 늦어지면 큰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요컨대, 아픔이라는 것은 우리 몸이 다치거나, 상태가 나쁘거나, 몸에 무리가 간다거나 하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중요한 신호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 기능이 결핍되는 것은, 까딱 잘못하면 시기를 놓쳐 생명을 잃게 되는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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