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이 의욕을 잃게 하는 경우
동기부여에서 보상이라는 것은 양날의 검과 같다. 아이의 활동에 대해 보상함으로써 역으로 아이가 지닌 본래의 의욕(내발적 동기부여)을 박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린과 레퍼라는 심리학자가 했던 유명한 실험이 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유치원생을 많이 모집한다. 이 아이들은 유치원의 자유놀이 시간에 그림 그리기를 많이 하는 아이들이다.
내발적 동기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을 A와 B, 두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한다. A그룹의 아이들에게는 '그림을 그리면 상을 주겠다'라는 말을 사전에 전한다. B그룹의 아이들에게는 아무 얘기도 전하지 않는다. 그런 뒤, 두 그룹의 아이들에게 실험실에서 그림을 그리게 한다.
실험이 끝난 후, A그룹의 아이들에게는 예고한 대로 그림을 그린 장수에 맞춰 상을 주었다. B그룹의 아이들에게는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지만, A그룹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그린 그림의 장수에 맞춰 상을 주었다. 1주일 뒤, 유치원의 자유놀이 시간에 이 실험에 참가했던 아이들이 얼마나 그림을 그리는지를 관찰했다.
그 결과, B그룹의 아이들은 실험 전보다 그림을 많이 그리게 되었다. 이에 반해, A그룹의 아이들은 실험 전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그림을 그리는 아이의 수가 줄었다. 요컨대, B그룹의 아이들은 그림 그리기에 대한 내발적 동기부여가 높아진 데 반해, A그룹에서는 반대로 낮아졌다고 할 수 있다.
실험 당시, 어느 그룹이나 그림을 그린 데 대한 보상을 받았다는 점은 동일하다. 즉, 보상을 어떤 형식으로 주었느냐가 핵심이다. A그룹의 아이들은 사전에 그림을 그리면 상을 주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상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안 상태에서 그림을 그렸던 것이다. 그러면,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상을 받으려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을 한다.
그 결과, 내발적 동기부여가 사라졌던 것이다. 이에 반해 B그룹에서는, 상에 대한 예고가 없었다. 따라서, 자신이 그렸던 그림에 대해 돌연 예상하지 못했던 상이 나왔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 예고 없는 상은 B그룹의 아이들에게 '내 그림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기분을 불러일으켰다. 따라서 내발적 동기부여가 한층 높아졌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실험은 주어진 보상이 같더라도 부여방식에 따라서는 내발적 동기부여가 낮아지는 때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할 수는 있는데, 좀처럼 몰두할 수 없다?
보상과는 다른 각도에서 동기부여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 고등학교 영어선생님께서 수업 중 이런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다.
"요즘 여자애들은 모두 날씬해지길 원해서 다이어트를 하지만, 중도에 포기하기를 반복한다. 그렇게 날씬해지길 원한다면, 한 달 동안 아무것도 안 먹으면 되는데 말이야. 그러면 분명 10kg 정도는 빠질 거야"
제법 설득력 있는 농담이긴 하지만, 이렇게 의욕적으로 다이어트에 도전해 보려고 하는 여학생들은 아무도 없었다. 당연한 일이다. 아무리 몇 개월 동안 금식해서 효과가 확실하다는 것을 알아도, 절대 무리라고 생각한 학생들에게 그런 의욕이 생길 리 없다.
이처럼, 어떤 결과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행동을 제대로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기 확신을 일컬어 '자기효력감'이라고 한다. 자기효력감이 낮아지면, 아무리 효과가 있는 방법이라도 동기부여는 높아지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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