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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사람은 왜 죄를 저지르는가 '모델링'

by 심리학 관리자 2025. 4. 14.

사람은 왜 죄를 저지르는가 '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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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행위를 보고 기억한다

 

  '품행이 나쁜 친구와 함께 놀면, 전염되어 비행에 빠지기 때문에 나쁜 친구와는 놀면 안 된다'든가, 'TV의 폭력적인 영상을 본 아이가, 실제 폭력을 행사하게 되므로, 폭력적인 프로그램은 금지해야 한다'ㄷ는 등의 말을 자주 듣는다. 이처럼, 어떤 사람의 행위를 보고, 그와 똑같은 행위를 하는 것을 모델링(관찰학습)이라고 한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기억하고, 자기 자신도 하게 되는 것은, 언제나 강화나 벌에 의한 영향에 따른 것이 아니다. 스스로 경험하지 않더라도, 타인의 행위를 보는 것만으로 새로운 행동을 몸에 익힐 수 있다. 일상에서는 오히려 그 편이 많을 정도이다. 가령, 스타벅스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가게에 처음 들어갔을 때에는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지 잘 모른다.

 

  이럴 때, 대체로 주변 손님들의 모습을 관찰한다. 주문에서 음식까지 어떤 순서로 전개할지를 재빨리 학습하여 그대로 행동한다. 이것이 바로 모델링이다. 누군가가 학 있는 행동을 보는 것만으로 그 행위를 기억하고, 스스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모델링의 억제효과

 

  하지만, 누군가의 어떤 행위를 관찰했다고 해서, 이 모델링이 반드시 똑같은 방식으로 실행되는 것도 아니다. 똑같은 행위를 관찰했다고 해도, 때에 따라서는 역으로 그 행위가 억제되는 때가 있다. 그 결정인자가 되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바로 '대리강화'다.

 

  대리강화란, 모델링에서 모델(관찰된 사람)에게 주어진 강화를 가리킨다.  대리강화는 이를 관찰하고 있는 다른 사람에 대해 간접접인 강화효과가 있다. 모델의 행동을 볼 때, 모델의 행동이 강화되는 부분까지 보았다고 가정하겠다. 이를 본 사람은 같은 행동을 취하기 쉬워진다. 반대로, 모델의 행동에 벌이 주어진 것을 본 사람은 모델과 같은 행동을 억누르게 된다. 이것을 '대리벌'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보겠다. 작금을 통틀어, 일부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각성제 등의 이른바 위법적인 약물(예를 들면 마약류)이 떠돌고 있다. 마약을 남용하는 사람들이 마약에 대해 '쾌감을 느낀다'거나 '즐거워진다'라고 하거나, 마약을 남용하는 것이 마치 세련된 것인 양, 이미지를 흩뿌리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이를 본 사람은 마약이 기쁘다는 사실을 알더라도 '마약이란 게 별 것이 아니다', '기분이 좋아진다'라거나 '다른 사람도 한다'라고 생각하여, 모델링에 따라 마약을 남용하는 것이다. 이 경우의 대리강화가 무엇인가 하면, 마약을 남용함에 따라 얻는 '쾌감', 마약을 남용하는 것이 '하면 어때라는 이미지'이다.

 

  반면, '대리벌'이 작용하여, 모델링이 일어나지 않기도 한다. 마약을 하고 머리나 몸이 완전히 망가지고 마는 모습을 본다든가, 폐인이 되고 만 사람을 볼 때 등이다. 이렇게 되면 대리벌이 작용하여, '마약은 정말 나쁘다', '손대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기 쉬운 것이다.

 

  만약, 젊은이들 사이에서 도는 마약의 만연을 막고자 한다면, 한편으로 금지할 뿐만 아니라 마약을 남용하면 어떻게 되는지, 그 결과까지 자세하고 숨김없이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몇 년 전, 일본에선 음식물에 독극물을 혼합하거나 바늘을 넣어, 슈퍼마켓의 진열장과 자동판매기의 수취함에 두는 등의 독극물 주입사건이 성행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사건에서 흥미로운 점은, 이 사건들이 한번 발생하면, 곧바로 일본 전역으로 퍼져, 이곳저곳에서 동일한 수법의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동일한 범죄라도, 이와 거의 유사한 시기에 일어났지만, 누구도 흉내 내지 않았던, 초등학생의 머리를 잘라 교문 앞에 걸어두었던 잔혹한 범죄와는 대조적이다.

 

  이 독극물 주입사건의 전국적인 전개는 모델링으로 설명할 수가 있다. 요컨대, 이 범죄는 독극물 등을 주입한 주스나 음식물을 놓아 두기만 하는 수법을 썼다. 이 사건의 보도를 보는 것만으로, 그 방식이 매우 간단하며 범행이 발각되기 어렵다는 점 등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독극물을 주입한 상품이 발견되면, 그것만으로 중대사건으로서 크게 보도된 점도 알 수 있다.

 

  이 경우, '범행이 발견되기 어렵지만, 사건으로서는 크게 보도되었다'는 점이, 이 사건을 보도로 알게 된 사람에게는 대리강화로 작용한 셈이다. 독극물주입이라는 수법은, 단순히 세간을 들끓게 하고 싶을 뿐인 사람에게는 매우 용이한 방식인 데다 만족도가 높은 범죄행위가 된다. 그래서 이 사건이 일본 전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했던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